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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5일만의 대타협│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조경만 기자  |  panews@hanmail.net  승인 2018.09.20  14:17:45

 

 
 

  지난 9년 넘는 기간 동안 평택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큰 아픔을 준 쌍용자동차의 해고자 복직 문제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종결됐다. 노·노·사·정 4 자 대표자(쌍용차 최종식 대표이사, 홍봉석 노동조합 위원장,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들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서를 발표했다.

 

  60%는 올해, 나머지 40%는 내년 상반기까지

 

  발표된 합의의 주요 내용은 2018년 말까지 복직 대상 해고자 119명 중 60%를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들에 대해서는 2019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복직 대상자는 2019년 말까지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후 부서 배치를 완료해 해고자 복직 문제를 2019년 말까지 최종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구조조정과 관련한 일체의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회사 상대 관련 민형사상 이의(집회, 시위, 선전활동 등 포함)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의 기틀이 마련된 것은 2015년 1월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하면서다.

 

  쌍용차가 3,500억 원을 투자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신차였다. 인도 마힌드라에 M&A(인수·합병) 된 이후 처음 선보인 신차라서 쌍용차의 ‘명운’은 티볼리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 티볼리의 성패에 해고 노동자의 복직 문제가 달렸었다. 당시 마힌드라 회장은 “티볼리 출시 후 쌍용차의 재정상황이 개선되면 기업 노조와 상의해 2009년에 떠난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티볼리는 연간 8만대 이상 판매량을 올리며 쌍용차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후 쌍용차 노사는 해고자 복직에 합의하게 됐다. 최종식 대표이사는 “늦은 감이 있지만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난 10년간의 해 고자 복직문제를 종결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이어진 아픔의 역사

 

  글로벌 금융 위기로 경영이 악화하자 쌍용차는 2009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 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이에 반발한 쌍용차 노조는 쌍용차 평택공장을 점거하는 등 77일간 격렬한 파업을 벌였다. 이후 쌍용차 직원 1,700여 명은 명예퇴직했고, 454명은 무급 휴직을 택했다.

 

  하지만 이를 모두 거부한 165명은 정리해고됐다. 2014년 대법원은 이들의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결했지만 해고자 복직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법원의 판결을 보면 1심 법원은 “쌍용차 사측 해고는 정당하다”라고 판단했다. 2014년 2월 7일 고등법원은 “쌍용차 해고는 무효하다”라는 판결로 1심을 뒤집고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뒤집고 “쌍용차 사측 해고는 정당하다”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해고 노동자들을 가장 옥죄는 것은 손해배상 소송, 가압류 등 경제적인 고통 이었다. 당시 경찰과 회사가 쌍용차 해고 노동자에게 청구한 소송금액은 47억 원에 달했다. 이에 시민이 4만7천 원씩 담아 소송비를 보낸 ‘노란 봉투 운동’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지난 2015 년 노·노·사 3자 합의에 따라 2016년부터 3차례에 걸쳐 신차 출시 시기에 맞춰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등이 일터로 복귀했지만 단계적 복직으로 그 사이 생계난과 질병 등으로 해고자와 가족 등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복직의 과정도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주장한다.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던 쌍용차 문제가 풀린 배경에는 두 사람이 있다.

 

  지난 6월 숨진 고 김주중 씨와 문재인 대통령이다. 김 씨가 숨진 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인도를 국빈 방문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 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사과와 함께 분향소도 철수하기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5년 만에 재설치된 쌍용자동차 ‘시민 분향소’가 오는 19일 정리된다.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오는 19일 오후 7시에 마지막으로 문화제를 개최하고 분향소를 정리한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조합원들은 지난 6월 27일 경기도 평택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김주중 씨를 추모 한다며 7월 3일 대한문 앞에 분향소 천막을 세웠다.

 

  이들은 “김 씨의 49재(8월 14일)까지 분향소를 유지 하겠다”고 했지만, 49재 이후 한 달 넘게 지난 현재까지 분향소가 유지 되고 있다. 분향소 정리 결정은 이날 오전 청와대 관계자들이 분향소에 방문한 후 이뤄졌다. 쌍용차지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 이용선 시민사회수석과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 등 3명이 방문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SNS 내용이 정부의 공식 사과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쌍용차지부의 손배가압류 취하 요구 중 우선 퇴직금 가압류를 해결하 도록 하고, 손해배상 취하는 절차를 밟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대한민국 정부 사과, 손해배 상·가압류 철회 등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성의 있게 나선 것에 대해 존중하고, 대한문 분향소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기쁘고 감회가 깊다”며 “한편으로 긴 고통의 시간이 통 증으로 남는다. 지난 9년간 아픔 속에서 세상을 떠난 서른 분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낙연 총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119명, 9년 만에 전원복직 합의. 그러나 9년 간 30명 별세. 사망자의 명복을 빌며 가족께 마음의 위로를 드린다”며 “대통령의 부탁을 들어주신 마힌드라 회장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총괄회장)님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평택 지역사회 모두 함께 기뻐해...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문제가 종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평택 지역사회는 일제히 환영과 함께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역 정치권과 재계, 시민단체, 시민들은 “그동안 너무 안타까웠는데, 정말 잘됐다”, “환영한다” 등 쌍용차 복직문제 종결을 크게 반겼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정장선 평택시장은 “(해고자 복직 문제가 해결돼) 정말 기쁘다. 쌍용자동차가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낼 수 있도록 시와 시민이 (쌍용차와)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영화 평택시의회 의장도 “2009 년 대량 구조조정으로 시작된 쌍용차 문제를 10년 만에 매듭짓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어 참으로 고맙고 기쁘다”며 “시의회도 책임을 다하겠다”고 격려했다.이보영 평택상공회의소 회장은 “늦었지만 너무 잘된 일”이라며 “이제 갈등과 반목을 접고, 쌍용자동차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사회적 문제를 드러냈던 쌍용차 해고자 문제가 합의돼 정말 환영한다”며 “앞으로 해고 노동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고, 회사가 발전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점, 커피숍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 종결을 기뻐했다. 세교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직원들이 잘 오질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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