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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과 실 양면성의 미군부대 평택집합
조경만 기자  |  panews@hanmail.net

승인 2017.04.27  13:43:40

 

  지난 25일부터 용산의 미8군사령부 인력과 시설 이전이 시작됐다. 올해 말이면 모두 평택으로의 이전이 완료된다. 평택 입장에서는 삼성반도체, SRT 개통 등의 여타 호재와 함께 개발과 경제동력의 대표적 이미지로 반기고 있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보이지 않는 부작용과 해결과제도 있을 것이기에 시민의 관심과 시정 관계자들의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

   
 
빈번하게 나타나는 미군과의 갈등
 # 지난 20일 경찰에 따르면 4월 14일 동두천시 상패로 경찰서 입구에서 황모(63)· 심모(31)씨의 승용차 두 대를 뒤따르던 미8군 소속 M(42)중사가 군용차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황 씨와 심 씨의 승용차가 크게 부서졌고 두 운전자 모두 허리와 턱 등의 통증을 호소했다. 주한미군용 차량의 추돌사고로 인한 피해였지만 피해자들은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 올해 초 평택의 주한미군 K-6 기지(캠프 험프리) 소속 미군이 군사우편을 통해 필로폰을 들여온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원지검 평택지청이 수사에 나섰다. 미군 1명과 한국인 2명의 마약 밀반입 혐의를 확인한 검찰은 지난달 한국인들을 구속했다. 남은 미군은 사건을 수사한 평택지청이 아닌 수원지검에서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3월 초 구속됐다. 이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미군의 신병이 이처럼 뒤늦게 확보된 이유는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의 재판관할권, 형사재판권 등을 규정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더해 미군 사건처 리에 관한 검찰의 내부지침 때문이다.

 

미군부대 주변의 환경오염은 상상 이상
  미군부대와 관련한 뉴스는 앞에서 예를 든 미군 개인들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 17일 환경부는 녹색연합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에게 2015년 조사한 ‘녹사평역 유류오염 보고서’ 조사결과를 제공했으며, 녹색연합은 이날 오전 이를 공개했다. 녹색연합 신수연 평화 생태팀장은 “이번 수치는 지난 2015년 서울시가 녹사평역 인근 기지 외곽에서 조사한 지하수에서 벤젠의 최대 오염농도가 9.707ppm(기준치의 647배)이었던 것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기준치의 162배나 되는 높은 농도”라고 지적했다.

  2001년 녹사평역 인근 기지 외곽에서 일어난 유류 유출 사고 이후 일대가 오염됐다는 지적이 대두된 이후 환경부는 서울시, 주한 미군과 함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2014년 11월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조사를 하기로 합의 했다.

  2015년 5월 첫 조사가 이뤄졌고 지난해 1 ∼2월과 8월 2차례 추가 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그 결과를 정부가 공개하지 않자 민변과 환경단체 등은 미군기지 반환 시 원상회복,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거로 삼기 위해 오염 분석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녹색연합과 민변은 2015년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며 환경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대법원은 용산미군기지 조사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는 환경부의 상고를 기각했다.

  ‘녹사평역 유류오염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1월 용산 미군기지 기름 유출 사고 이후 기름이 지하수로 지속적으로 유출 됐다.  2011년 조사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기준치(1.50㎎/ℓ)의 5,300배를 초과했고, 벤젠은 기준치(0.015㎎/ℓ)의 2,800배를 초과했다. 2011년 최고의 벤젠 농도치(42.745㎎/ℓ, 기준치 2,800배 초과) 를 기록한 B-34 관측정을 비롯한 평균 연간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11개 관측정의 지하수는 한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BTEX)은 발암물질로 백혈병·골수종을 일으키고 간과 신장에 악영향을 미치며, 피부염과 폐렴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다.

 

평택에도 있었던 폐기물 불법 매립
   지난 2012년 9월 평택시의회는 미군부대 내에서는 국내법이 적용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과거 수십 년간 CCK, FED 공사 중 발생한 페콘크리트 및 오염된 토사 등 건설 폐기물들을 임시 폐기물장을 만들어 불법으로 매립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부대 공사 중 발생한 오염된 폐 토사가 송탄상수원 보호구역 인근에 불법 매립된 사실이 미군 제2활주로 공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매립장소는 고덕면 좌교리와 동고리, 도일동, 진위 면 은산리, 독곡동, 마산리 일대 등 6곳이다.

  공사현장에서 나온 약 20만 톤 이상의 폐기물들은 당초 미군기지 제2활주로 공사설계에는 폐기물 처리비로 잡혀 있지 않아서 폐 토사 가운데 일부는 정상적으로 반출돼 처리됐고, 나머지는 건설폐기물로 반출됐거나 반출할 계획이었다.

  이어 10월에는 평택시 진위면 일원에서 미군기지 활주로 확장공사 과정에 폐기물 수 만 톤을 불법 매립한 것이 발견된데 이어 팽성읍 대추리 등 주한미군기지 조성사업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폐기물이 팽성읍 동창리 일원에 불법 매립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군사도시 이미지인데...
  평택시는 대한민국의 육군, 공군, 해군이 다 모여 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더구나 미 육군, 공군까지 있으니 대단한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군사도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고 이런 환경을 활용해 평화공원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시민들로서는 그리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대민 갈등과 더불어 미군 공여지가 가진 치외법권의 특성상 평택시 안에 있는 미군 부대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주둔기지 캠프 험프리스(K-6)가 들어서고 있다. 서울 여의도(290만㎡)의 다섯 배에 달하는 1,467만㎡ 크기로 외국에 있는 미군기지를 포함해 단일 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기존의 K-55까지 포함하면 814만 평에 이르는 크기에 이른다. 양쪽 부대를 합해 6만여 명이 넘는 주둔 인원도 평택경제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가중된 안보정국, 사드와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주한 미군의 평택 이전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할 수밖에 없고 한국도 절실한 필요성에 의해 한미동맹을 받아들여 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안보의 차원을 넘어 스포츠와 음악 등 예술로 이어지는 한미 양국의 민간 문화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와 경제기반을 가지고 발전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긍정적 시각, 감시의 관심이 필요
   주한미군은 한국에게 든든한 동맹군이다.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1980년대 중후반 우리에게는 생소했던 에이즈를 퍼트렸으며 2000년대에는 미순·효순이를 탱크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고를 냈다.

   살인·폭력을 행사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으며 우리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한강에 포르말린을 무단방출해 영화 ‘괴물’의 소재가 된 일, 휴전선에 고엽제를 살포해 생태계를 망가트린 일, 부산, 왜관, 동두천, 서울 용산 등 주둔기지마다 다이옥신, 화약, 각종 기름 등 유해물질을 버리고 오염관리를 소홀 히 해 지하수와 주변 토양과 환경을 오염시킨 일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파괴꾼’ 으로도 각인됐다.

  한국정부의 입장도 논란에 올라와 있다.  녹사평역 유류오염 보고서를 대한 환경부 입장 처럼 앞에서 언급한 많은 사건과 사고들에 대한 한국 정부와 관련 부처의 대응방법은 숨기기와 모르쇠로 일관하며 국민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가 안보라는 이유로 필요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감추어야 하는 약자의 입장이라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평택의 미군부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국의 해외 주둔군이다. 안성천을 끼고 평택호를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미군부대의 존재는 사람과 환경 모두에게 득과 실을 안기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의 양심과 강대국의 기준으로 걱정 없이 함께 사는 평택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시민과 시정이 지금의 개발과 변화의 혼란함 속에서 미군부대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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