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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단지, 평택을 바꾸나?

15조 원 투자한 삼성 반도체공장 완공

 

조경만 기자  |  panews@hanmail.net   승인 2017.03.16  16:39:25

 

 
 
평택 예산 10배 이상 투자하는 삼성
   축구장 400배 크기의 삼성전자가 그 위용을 갖추어간다. 서울에서 기차로 1시간 이상 거리로 멀게만 느껴졌던 평택에 2017년 평택시 1년 예산의 12배에 가까운 15조 원 이상을 투자한 삼성 첨단 반도체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환경의 변화만큼 초대형 R&D(연구개발) 단지와 생산 공장이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가 활기를 띠는 것은 물론 해당 지역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5~6월 중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본격 가동을 시작 한다. 논밭을 개간해 추진하는 고덕국제신도시 한쪽에 자리 잡은 289만㎡(약 87만 5,000평) 부지에 우뚝 선 3차원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은 생산 설비를 설치하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장 높이만 80m로, 아파트 25층 높이에 이른다. 공장 가동을 위한 부대 건물만 23동(棟)이고 공장이 가동되면 연구인력 중심으로 3,000명의 근로자가 평택 공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4시간 근무하는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근로자 대부분이 평택 지역에 거주할 것”이라면서 “1,500곳에 이르는 반도체 협력 업체 중 25곳이 이미 평택에 입주했고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건설공정은 차곡차곡, 올 상반기 제품 생산
   기자가 찾아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마무리 건설로 차량이 현장을 쉴 새 없이 들락거렸고 때 마침 점심시간에 나온 근로자들로 주변 음식점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평택 삼성 공장은 지난 2015년 5월 착공했고, 공장의 골조 작업과 건설은 이미 끝났으며 지난해 10월 생산장비 반입이 이루어졌다. 올해 클린룸 설치와 3D 낸드플래시 장비 반입 및 생산라인 구축을 본격화해 1~2 개월 내 낸드제품을 출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건설 중인 평택 반도체 공장은 총 4개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며, 우선 3차원 (3D) 낸드플래시 생산 장비가 투입되고 삼성전자 기흥, 화성 캠퍼스 등에 근무 중인 핵심 엔지니어 수백 명이 평택에 투입된다.

  평택 고덕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면적은 총 283만 ㎡(85만 평)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화성사업장(약 159만 ㎡). 평택은 화성 단지 대비 면적 규모가 두배 가까이 넓다. 삼성 전자는 우선 79만㎡(23.8만 평) 에 인프라 시설과 첨단 반도체 라 인 1기를 건설한다. 1단계 투자에만 15조 6,000억 원이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기흥과 화성에 이어 평택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모래(규소, 반도체의 주원료)를 금보다 더 비싸게 둔갑시키는 현대판 연금술이 기흥과 화성, 평택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이제 생산을 눈앞에 둔 평택 반도체 단지. 하지만 평택시의 삼성 반도체 타운 구상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는 당초 평택 반도체 단지를 계획 하면서 최대 4개 라인을 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 등으로 인해 리스트가 큰 대규모 투자를 추가로 진행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짓고 있는 생산라인 한 곳에만 15 조 6,000억 원이 투입됐다”면서 “내부적으로 이 생산라인이 한국에서 삼성이 진행하는 마지막 대규모 투자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지만 상황이 좋은 경우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의 반도체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본사인력 상주는 미미, 생산유발 효과는 기대
   지난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이뤄 지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설에만 해도 수많은 일자리가 생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설 시기에는 일시적 고용이 지역에 국한돼 있지만 국가 단위의 고용창출, 경제유발 효과는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그 이후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1차 라인의 생산이 이루어지면 앞으로 3~4개 라인을 추가하면서 삼성은 총 100조 원의 투자를 계획했다. 삼성은 1983년부터 기흥에 사업장을 조성했고, 2000년 부터 투자를 시작한 화성사업장이 있다. 그런데 이곳들이 물리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고 그래서 부지를 찾다가, 주한미군이 이주하면서 국제화 지구로 지정된 평택 고덕 산업단지가 눈에 들어오게 됐다.

 

  수도권에서 평택 반도체 단지 정도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곳이 평택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41조 원의 생산유발과 15만 명의 고용창출 등 높은 경제파급 효과를 예상했다. 수많은 상장·비상장 삼성 장비 협력사도 평택 반도체공장용 장비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집값은 들썩였다. 농지가 산업용지가 되면서 갑자기 큰돈을 손에 잡은 농부 들도 많지만 미군부대 이주와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의 건설은 고덕산업단지 주변의 부동산을 들썩 거리게 한 것이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는 “평택 아파트 시세는 이제 2~3년 전 대비 100만~300만 원 올라 평균 700만~9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며 “2011년 삼성 평택공장 호재가 언급되기 전과 비교하면 무려 50% 가까이 올랐다” 고 전했다. 최근 분양에 나선 고덕 신도시의 한 브랜드 아파트는 평당 평균 분양가가 1,14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상승했다.

 

기대만큼의 부작용… 배제 못해
  삼성의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이 여기까지 오는데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가장 큰 암초는 전력 공급 이다. 충남 당진시는 당진 화력발전소에서 삼성 평택공장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북당진변전소 건설 공사를 주민재산권 등의 이유로 허가 하지 않았다. 법원은 당시 한국전력 공사가 당진시를 상대로 제기한 ‘북 당진변환소 건축허가 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당진시는 건축 허가 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 했다. 그러나 당진시가 항소하면 문제 해결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안성시도 비협조적이다. 서 안성변전소에서 평택공장을 잇는 송전선로 건설 허가를 주민 반대를 이유로 내주지 않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와 지역 이기 주의, 반기업 단체의 왜곡 주장 등으로 한국에 공장을 짓는다는 건 아주 힘든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이처럼 반도체 생산라인은 안정 적인 용수와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 고 경기도와 정부가 인프라 지원과 투자관련 애로사항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과 전기가 부족해서 생산 라인이 잠깐이라도 멈춰버리면, 전체 라인에 있던 재료를 다 폐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이 평택 반도체 단지를 선택한 것은 기존의 기흥, 화성과 연계한 반도체 시너지 효과와 고급인력 수요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직장 때문에 평택에 온 근로자들이 평택을 인정하느냐다. 반도체 단지가 생산을 시작 하면서 자산가치가 상승한 만큼의 일상의 소비와 경기활력이 일어나서 돈이 얼마나 흐를 수 있을까? 또한 일시적인 투기수요에 의한 개발 열기와 갑자기 거대화된 도시의 기형적인 상권이 새로운 시민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를 놓치고 이질적인 문화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할 수도 있다.

 

  교육과 복지는 문화, 예술과 함께 인간다움 삶을 누리려는 많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다. 이 부분이 신성장 경제도시를 목표로 하는 평택시가 사람살기 좋은 평택시로 만들 수 있는가의 관건이 될 것이다. 환경 역시 보이지 않는 부작용 중 큰 부분이다.

 

대규모 경제개발에 따른 건설 초기부터 나타나는 환경 파괴와 다양한 먼지 등 대기오염은 말할 것도 없고, 수질오염까지 종합적인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반도체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나타난 백혈병 등 인체에 미치는 문제가 사회화된 지 오래인 만큼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로 철저한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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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엉클조